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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들어가며
진보연석회의가 파행 조짐을 보이자, 노회찬 전 진보신당 대표가 움직였다.
이는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에서 4월 말 1차 합의문 도출이 결국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진보신당은 부대표와 조승수 대표가 서로 갈등을 벌이는 등 분열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노회찬 전 대표는 가장 중심이 될 "진보신당-민주노동당-사회당" 간 양자 및 3자 협상을 제시했다. 그래서 11일, 이미 진보신당과 사회당의 양자간 협상이 있었고, 오늘, 그러니까 12일에 진보신당-민주노동당 양자간 협상이 있다.

합의가능성은 낮다고 보지만, 세상에는 만의 하나라는 것이 있고, 이들이 참여당에게 러브콜을 보낼 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니다. 마른 하늘에도 벼락은 떨어지고 멀쩡하던 원자력발전소가 지진에 폭발하기도 한다.

이 경우, 유시민과 참여당은 어떻게 해야 할까?
세상에 만의 하나라는 것은 언제나 있는 법이니 일단 생각은 해둘 필요가 있다.

II. 통합시 고려할 문제 
1. 소수파가 다수파가 될 가능성

통합시 참여당 세력은 소수파가 될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참여당은 주권당원 숫자도 소수지만(1만, 민주노동당 6만, 진보신당 1만), 더 큰 문제는 활동가의 문제다. 참여당은 "생활정치인"을 근본 기조로 하고 생활정치인은 "직업정치인"들보다 활동 양상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소수파가 될 참여당이 다수파가 될 가능성은 있을까?

열린우리당 당시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소수정파"가 다수정파로 될 정당한 가능성이 봉쇄되었다는 데 있었다. 개혁당의 후신이라 할 수 있는 "참여정치연구회"는 여러 번 다수정파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했고, 결국 기간당원제가 폐지되면서 이러한 노력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사실, 진보신당이 민주노동당에서 분당된 이유도 같다.
진보신당의 주축세력은 민주노동당의 "종북주의" 때문에 분당한 것이 아니다. "종북주의"노선이라고 지칭되는 다수 세력을 이기고 자신들이 다수파가 될 가능성이 없어 보였기 때문에 분당한 것이다.
바꿔 말하면 진보신당이 은연중에 참여당에 지속적인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노회찬 전 대표의 "유시민, 노무현 경호실장 발언 철회"나 진보신당 측에서 흘러나오는 "FTA 철회와 좌클릭 요구"가 그 예다.

어쨌든 현재 상황에서 진보대통합이 이뤄진다면 당장은 절대적, 혹은 상대적 소수파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참여당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참여당이 다수파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방법,
혹은 최소한 "대선후보"를 쟁취할 수 있는 방법이라도 있을까?


2. 내부투쟁?

우리는 이미 선례가 있다.
유시민 대표는 열린우리당에서 당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했다. 친노의 결집, 김근태 의원 계파와의 연합 시도, 정동영 의원과의 대결 등.
이 모든 시도는 약간의 성과와 무참한 실패로 끝났다.
사실 친노의 결집조차 제대로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

이는 어떤 의미에서 당연하다. 유시민 대표는, 혹은 참정연 세력은 내부투쟁에서 역량을 발휘했던 적이 없다. 유시민 대표 본인도 결국 나중에 "저는 정당 개혁을 위해 노력했는데, 성과를 낸 적은 없어요."라고 고백하기까지 했다.
유시민 대표의 가장 탁월한 능력은 정당 내부 투쟁이 아니라 행정부 복지부 부처에서 발휘되었다. 즉, 투쟁가가 아니라 리더가 되었을 때 발휘된 것이다.
 
이는 바꿔 말하면 유시민 대표의 경우 '리더'가 되었을 때는 분명히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지만, 리더가 되기까지의 내부투쟁에서는 그다지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물론 유시민 대표의 기획은 아마도 진보대통합 쪽에 기울어져 있을 것이다. 이미 여러 차례 언론에 피력한 바도 있다.
하지만 다른 정파에 이익을 보장하고 끌어들이는 일도, 내부 투쟁도 딱히 뛰어나지 않은 유시민 대표가 과연 진보통합당 내 참여당파를 다수파로 만들 수 있을지는 극히 의문이 든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족적에서도 발견되는데, 노무현 대통령은 당내 권력 투쟁에서는 한 번도 제대로 된 능력을 보여준 바 없지만 - 심지어 대통령이 된 뒤에도 - 대통령으로서 행정, 통치 능력은 탁월하게 보여준 바 있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자리는 야당 정치인이나 당내 고위 정치인이 아니다. 이들에게 어울리는 유일한 자리는 '리더'다.
아니면 그냥 비정규직 문필가나 사회운동가나.

그렇다면 참여당은 내부투쟁을 잘하는 구성원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당연한 이야기지만 '건전한 생활인'에게 내부 투쟁은 어리석고 쓸데없는 능력이다. 생활정치인들로 구성된 참여당에게 내부 투쟁 능력은 극히 낮다.
하지만 그렇다면 유시민과 참여당은 무기력한 존재인가?
그렇지 않다.


3. 숨은 10퍼센트

유시민과 참여당의 힘은 선거에서 '숨은 10퍼센트'를 끌어낼 수 있다는 데 있다.
그 예 중 하나로 지난 4월 재보선 당시, 분당을의 예비후보로 나섰던 이종웅 후보는 10퍼센트 내외의 지지율을 기록한 바도 있다. 이는 유시민 대표의 지지율(10-15퍼센트 내외)에서도 확인된다.
이 '숨은 10퍼센트'는 통합된 민주당이 치른 대선(1997년)과 민주당+제3후보의 연대로 치른 대선(2002년)의 지지율 격차에서도 일부 드러난다.

이들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이 있을 수 있지만, 나는 자유주의자 집단(진보+보수)이 다수라고 판단한다. 특히 이들은 이념 성향은 다르지만 2. 30대, 대졸(혹은 대학생?), 화이트 칼라 노동자(이른바 전문직, 사무직 노동자)라는 공통 분모가 상당수 있다고 추정한다.
먼저 이들이 자유주의자 집단이라고 보는 이유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때문에 선거에 나선 집단과, "정몽준을 지지하다가 단일화 때문에" 선거에 나선 집단의 실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의 공통 분모를 2, 30대(사실 연령은 40대도 많겠지만), 대졸, 화이트 칼라 노동자로 분류하는 이유는 주로 유시민 대표의 지지율을 계층별 분석하면 그 지지자들에게서 이런 공통분모가 발견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은 일단 유시민은 지지해도 참여당은 지지하지 않으며, 동시에 혹시 대통합된 "통합진보당"이 새로운 비전과 국가상, 리더십을 제시하고 활발히 활동해 크게 관심을 끈다 하더라도 역시 "당 운영"에 참가할 가능성은 없다는 뜻이다.
즉, 새로운 "통합진보당"은 참여할 각 정당의 구성으로 볼 때 당원이 주인이 되는 "진성당원제(기간당원제, 주권당원제 등등)"를 당의 구성 원리로 내세울 것이다. 하지만 '숨은 10퍼센트'의 대부분은 정당 당원으로 활동할 시간도, 여유도, 마음도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에 대해 내가 괜히 '숨은 10퍼센트'라고 지칭한 것이 아니다. 이들은 투표율이 60퍼센트일 때는 투표하지 않은 40퍼센트에 속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어떤 조직에 묶여 활동을 제약받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대부분의 경우 좋아해도 가능하지도 않다.
그렇다면 참여당파는 이 가능성을 어떻게 '다수파'나 최소한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데 사용할 수 있을까?
 

4. 통합의 룰 - '공정한' 오픈 프라이머리!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발상을 바꿔야 한다.
그러니까 오히려 진성당원제의 완화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을 바꾸려면 진성당원제가 필요하지만, 진보통합당이 진정한 대중정당이 되려면 반대로 진성당원제를 약화시킬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대중정당과 진성당원제는 실은 상충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대중의 득표율이 중요해질수록 당원의 결정권은 약해진다(민주당이 걸었던 길이다. 한나라당은 조금 다른 것 같은데 이는 나중에 분석해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반면 당원의 여론과 결정권이 강해질수록 정당 구성원 사이에서 대중의 여론은 상당히 멀어지게 된다(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걸었던 길이다)

따라서 적정한 조절이 필요하다.
바로 그 틈에 우리의 '숨은 10퍼센트'를 끌어들일 여지가 있다.

여기서 오픈 프라이머리의 도입이 각 선거구 후보 선출, 당 대표 선출, 그리고 대선후보 선출에 필요해진다. 당의 의사결정은 당원이 하더라도 선거에 직접 나갈 후보자와 대선 후보는 "개방형 오픈 프라이머리"나 당원 반 + 오픈 프라이머리 반의 투표를 통해 선출하는 것이다. 

물론 2007년 대선 정국에서 보았듯이 오픈 프라이머리(개방형)는 잘못 설계할 경우 특정 의도를 가진 계층을 다수 결집시킬 우려가 있다. 따라서 최소한의 안전장치 설계가 필수적이다.
2002년 형의 오픈 프라이머리가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예컨대 연령별 모집군 균일화, 특정 향우회나 노조 등 조직 세력의 집단적 가입 제한, 선거인단의 공정성을 담보하고 금품 살포 등의 문제를 방지하거나 처벌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요구된다는 뜻이다.
 
다만 이 경우 대선후보와 같이 전국적인 관심사가 아닌 총선 후보 선출 등에서 오픈 프라이머리가 한국에서 제대로 작동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있지만, 이 문제는 선거 비용과 절차의 간소화를 통해 해결할 문제다.

예컨대 2007년 당시 열린우리당은 결국 너무 늦은 도입으로 실패로 돌아가긴 했지만 "모바일 전자투표"를 도입하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이 실험을 진보통합당의 오픈 프라이머리에 그대로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
이는 현재 진행되는 스마트폰과 모바일 환경의 변화에도 부합하는 시스템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조작 가능성은 차단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가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유시민과 참여당이 진보통합당에서 다수가 될 수 있는 길은 진성당원제의 완화, 그리고 오픈프라이머리의 당 내부, 외부 의사결정 도입에 있다.
이 정도, 혹은 이 이상의 '공정한 룰'이 갖춰지지 않는 이상 참여당 세력이 진보통합당에서 다수파가 될 가능성은 적다.  
특히 참여당 세력은 내부 투쟁은 정말 못한다. 유시민 대표도 내부투쟁에는 소질이 거의 없어 보인다. 
만의 하나, 진보대통합이 이뤄질 경우, 우리는 이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P.S. 쓰긴 했는데, 난 사실 진보대통합은 당장은 안 이뤄질 거라고 생각한다.
혹시 모르지. 진보신당이 빚 때문에 파산하면 몰라도. 
그러나 천년은 더 갈 줄 알았던 백두산도 폭발 조짐이 보이는 세상이다.
미리 준비는 해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Posted by 기신












 I. 들어가며
 김해을 승리(야권 전체)와 패배(참여당과 유시민)이후, 야권에서는 한 목소리의 합창이 울려퍼지고 있다.
 "통합, 통합, 통합!"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2007년 이후, 갈라진 민주세력을 통합하자. 반한나라당의 기치를 세워, 양극화의 물결을 막고 복지블럭을 만들어 한국을 새롭게 세우자. '지지할 수 있는 새로운 진보'가 필요하다. 각각, 민주대통합, 빅텐트론, 진보대통합을 주장하는 근거와 대의명분이다.

 하지만 나는 한 가지 의문이 있다.
 과연 통합이 야권에 유리한가? 정말로 단일정당이 야권에게 승리를 보장하나?
 더 정확히는, 민주당에게 유리한가?
 당 차원에서 통합정당이 민주당과 그 지도부에 유리한가? 의원들은 어떨까? 당원들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호남+민주개혁세력에는 유리한가?
 결정적으로 집권이 가능한가?
 
 참여당은?
 통합이 참여당에게 유리한가? 민주대통합은 유리한가? 진보대통합은 유리한가? 아니, 가능한가?
 당 지도부는? 당원은? 참여당 지지자는? 
 그리고 유시민은?

 진보세력은 어떨까?
 민주노동당에게 통합은 유리한가? 유리하다면 어느 선까지가 유리한가? 
 진보신당에게 통합은 유리할까? 독자파와 통합파의 타협이 가능할까? 독자적으로 생존은 가능한걸까? 
 당 지도부는? 당원은? 지지자는?

 대의명분에 대해서라면 질리도록 들었다.
 하지만 이익은?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고, 그 가능성이란 꿈과 이익이라는 이상과 현실의 타협에서 시작된다. 그런데 만약 통합이 '승리'라는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면, 대체 통합을 해야 할 이유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굳이 '연대'나 '단일화'가 아닌 통합이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러 가지 미사여구들이 있다.
 "단일화나 야권연대는 피곤하다. 감동이 없다."
 "지금과 같은 단일화는 계속 벼랑 끝 전술을 불러오고 국민들을 피곤하게 만들 뿐이다."
 "통합된 단일정당이 훨씬 간단하고 바람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결국, 요약하면 통합이 훨씬 "승리가능성"이 높다는 말을 돌려한 셈이다.
 그러나..
 정말 그런가? 

 II. 민주당의 경우
 1. 과거 선례
 다른 어떤 당보다도 민주당은 분석이 간단하다. 왜냐하면 산출 결과가 거의 수식처럼 나오기 때문이다. 통합이 되면 통합된대로, 분열이 되면 분열이 된대로,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대로 결과가 나온다. 어떤 의미에서는 한나라당보다도 더 뛰어난 대중정당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민주당의 경우 이미 과거의 선례가 있다.
 2000년 16대 총선이다.

 위에 올린 사진을 참조하기 바란다.
 당시 투표율은 57.2퍼센트다. 뭐, 투표 안 하는 경향은 이때부터 이미 컸던 것 같다.
 한나라당 : 48.7퍼센트
 민주당 : 42.7퍼센트
 자민련 : 4.4퍼센트
 기타 : 4.8퍼센트

 김대중 대통령께서 새정치 국민회의에 386 신진 인사와 영남권 인사, 그리고 한때 분당되었던 민주당 세력까지 통합해 만든 "새천년 민주당"의 성과다.
 의석으로 환산하면
 한나라당 133석, 민주당 115석, 자민련 17석, 기타 8석 총 273석.
 
 이를 민주당이 사실상 분당된 상태였던 1996년 15대 총선과 비교하면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다.
 신한국당(이후 한나라당) : 46.5퍼센트
 국민회의(이후 새천년 민주당) : 26.4퍼센트
 자민련 : 16.7퍼센트
 민주당(당시 대표 이기택) : 5퍼센트
 기타 5. 4퍼센트
 의석으로 환산시
 신한국당 139석, 국민회의 79석, 자민련 50석, 기타 16석, 통합 299석
 (전체 의석 수는 2000년보다 많음. 이후 2004년 선거에선 다시 299석으로.)

 단순 합산에서 국민회의 + 민주당(1996년) = 31.4퍼센트에서,
 새천년민주당(2000년) = 42.7퍼센트라는 극적인 성장을 했다. 
 1992년 당시 14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32.4퍼센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율(호남 + 수도권 개혁지지성향 유권자) = 30퍼센트 내외일 것이다. 그리고 사실상 단일정당(물론 2000년 당시에는 여권 프리미엄과 정상회담도 있었지만 역풍이 분 바 있다)이 되었을 때는 중도지지율을 흡수해 40퍼센트 내외까지 성장한다.

 2. 분석
 통합은 겉보기에 민주당에 이익이다. 32퍼센트에서(2011년 5월 9일자 리얼미터 민주당 여론조사 : 34.5퍼센트) 40퍼센트 내외까지 극적인 성장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다.
 42.7퍼센트. 민주당이 야권단일정당이 되었을 때 보여줄 수 있는 한계치다.
 그 증거는 바로  15대 대선에 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새정치 국민회의로 나와 40.3퍼센트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당시 권영길 국민승리21 후보가 1.2퍼센트를 기록하여 사실상 야권이 단일화되었고,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는 사실상 여권의 분열후보였음을 감안하면 민주당 컬러의 야권단일정당 후보는 40퍼센트 내외가 한계치라는 것이다.
 
 물론 민주당은 반론의 여지가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민주당 후보였다!"
 그리고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48.9퍼센트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허수가 있다.
 바로 정몽준의 단일화와 배신이다.
 노무현 대통령님은 결코 야권통합정당 민주당만의 후보가 아니다. 사실상 실체도 없고 정몽준의 1인 정당으로 보는 게 정확하지만 본래 국민승리21이라는 다른 정당과의 '연합'후보였다.
 즉, 새천년민주당이 2002년 대선 당시 확보한 50퍼센트에 육박하는 10퍼센트 이상의 지지율 상승은 단순한 '통합'이 아니라 '연대', '단일화'를 통해 "끌어낸" 것에 가깝다. 
 
 요컨대 정리하면,
 민주당은, 더 정확히는 호남+민주개혁세력은 전통적으로 30퍼센트 내외의 지지율을 가진다.(1992년 대선 김대중 후보 33.8퍼센트, 1996년 총선 국민회의+민주당 31.4퍼센트)
 통합시 10퍼센트가 추가된다(1997년 대선 김대중 후보 40.3퍼센트, 2000년 총선 42.7퍼센트)
 그러나 '연대' 혹은 '단일화'시에는 여기에 숨은 10퍼센트 가까이가 추가된다.
 (2002년 대선 노무현 후보 48.9퍼센트)

 반대로 연대나 단일화 노력 없이 통합만을 추구할 때 '숨은 10퍼센트'는 말 그대로 숨거나 한나라당 계열로 사라지고(주로 진보적 개혁 세력이나 충청권? 이 부분은 따로 분석이 필요할 것) 가끔은 후퇴까지 할 가능성마저 있다.
  그 증거로 2007년 대선이 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 26.1퍼센트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 5.8퍼센트
 26.1 + 5.8 = 31.9 =>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비판적 민주당 지지층).
 
 여기서 통합추구시 가산되는 10퍼센트는 충청권이고 단일화시 가산되는 10퍼센트는 진보적 개혁세력과 보수적 자유주의세력으로 추정할 수 있다. 
 
 통합추구시 가산되는 10퍼센트를 충청권으로 추정하는 이유는,
 2000년 당시 총선 때는 충청권 보수 세력 자민련이 몰락에 가까운 결과(1996년 16.7퍼센트 => 2000년 4.4퍼센트)를 맞이했고, 2007년 당시 대선에서 민주개혁세력(일단은 정동영과 문국현 후보)이 31.9퍼센트로 지지율 후퇴 당시에는 이회창 후보라는 충청권+노년 대표 주자(15.1퍼센트 = 충청권 10 + 노년층 5퍼센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숨은 10프로를 진보적 자유주의세력과 보수적 자유주의 세력으로 구분하는 이유는, 2002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선택하기 위해 새롭게 투표장에 나온 시민들과 정몽준을 지지했으나 단일화 노력을 보며 노무현 대통령을 선택한 세력의 실체가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중 진보적 자유주의 세력은 2007년 당시 투표 기권을, 보수적 자유주의 세력은 BBK를 보며 일부 기권 + 이명박 대통령 선택으로 이어진 흔적을 대선 전후 여론조사 등에서 발견할 수 있다.

 3. 작용
 그렇다면 민주대통합(민주당에 유시민과 참여당 합당)은 어떻게 작용할까?

 A. 당 차원의 경우

 위에서 보았듯이 민주대통합이 일어날 경우, 민주당은 40퍼센트 내외의 지지율을 확보한다.  지난 2008년 총선에서 대선 패배의 충격과 전체 유권자 투표율 50퍼센트 미만의 기권 태풍 속에서 득표율 27.1퍼센트를 기록한 것에 비해 거대한 도약이다(하지만 27.1퍼센트는 여전히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율 30퍼센트 내외 수준에 들어 있다. 폭풍 속에서도 민주당은 그 정도는 나온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대선 승리는 고사하고 원내 제1당도 불가능하다.
 2012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붕괴한다?
 그건 민주당의 전략가들도 믿지 않는 헛소리일 것이다. 민주당이 30퍼센트 내외의 전통적 지지율이 있다면, 한나라당은 40퍼센트 내외의 전통적 지지율(영남 + 보수세력)이 있다. 
 그들은 한나라당이 삽질을 하든 강을 파든 소를 키우든간에 계기만 있으면 결집해서 표를 준다(1992년 총선 49.8, 1996년 총선 46.5, 2000년 총선 48.7, 그리고 탄핵 태풍이 불었던 2004년에도 40.5퍼센트). 
 
 차기 총선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한나라당이 삽질을 하고 보수 유권자들이 실망을 했더라도, 한나라당은 40퍼센트는 기본적으로 득표하고 들어간다. 특히 투표장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한국의 보수유권자는 기본적으로 "투표란 국민의 기본적 의무"라는 것을 인지하고 움직이는 사회계층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최소한 한나라당을 이기고, 과반까지 노리기 위해서는 '숨은 10퍼센트'를 끌어낼 필요가 있다.
 민주당의 역사상 그런 경우가 딱 한 번 있다. 단독으로 과반을 점유한 때다.
 바로 탄핵태풍이 불었던 2004년 총선이다.
 
 문제는 이 숨은 10퍼센트는 단순한 통합으로는 민주당에 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 10퍼센트는 단일성향도 아니다. 진보적 자유주의자, 보수적 자유주의 경향,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성향이지만 사표 방지 심리, 그냥 바람따라 트렌드로 투표장에 나온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주된 요소는 진보적 자유주의자와 더 많은 보수적 자유주의자의 결합이다. 그리고 이들이 바로 현재 유시민과 참여당의 주된 지지자다(여기에 행정수도 이전을 지지하는 충청권 일부).

 그런데, 민주당이 유시민과 참여당을 통합할 경우, 이들이 그대로 따라올까?
 그렇지 않다. 이들은 유시민을 지지할지언정, 참여당을 그대로 지지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오히려 유시민이 민주당에 들어갈 경우, 유시민이 직접 나오는 선거가 아닌 이상 이들은 대부분 집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더 높다.
 원래 한국의 선거는 100퍼센트 참가 선거가 아니라는 점을 상기하자. 
 이들은 예컨대 투표율 60퍼센트가 나오면 나머지 40퍼센트, 즉 투표 안 하는 40퍼센트 중에 거의 대부분 있었던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숨은 10퍼센트'가 될 수 있었던 것이기도 하다.
 
 이들은 단순 통합만으로는 투표에 참가하지도, 민주당을 그대로 지지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오히려 민주당에는 단순 참여당 통합은 손해다.
 오히려 득표율로만 따진다면, 참여당과 후보 단일화를 하는 쪽이 총선이든 대선이든 득표율 면에서 더 이득이다. 통합보다 연대가 더 많은 득표율을 끌어낼 수 있다는 사실은 2002년 대선에서 이미 증명된 바 있다.

 그리고 본래 위기에 처해 있던 2010년의 지방선거에서도, "연대"는 숨은 10퍼센트 내외를 투표장까지 끌어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호남+민주세력 30퍼센트 내외)에 덧붙여진 후, 진보정당들과의 사실상 단일화(서울을 제외하면) 효과가 덧붙여져 "야권연대 단일후보"에게 48퍼센트에서 50퍼센트 내외의 득표율을 선사했다(한명숙 후보 47.56, 유시민 후보 47.28, 송영길 후보 52.69, 이광재 후보 54.36, 김두관 후보 53.54 등).
 
 결론적으로  단순 통합은 문제의 '숨은 10퍼센트'를 집으로 가게 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민주대통합, 즉 민주당의 참여당 통합은 민주당에는 10퍼센트의 상승은 가능하게 하지만, 그 이상은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다(실은 그 이하가 될 가능성이 더 많다). 
 민주당에서는 진보정당과의 '연대'를 주장하지만, 사실 진보정당은 '사표론' 때문에 지금까지 지지율과 달리 실제 득표율은 3-5퍼센트 정도에 그쳐왔다. 바꿔 말하면 진보정당과의 연대는 진보정당의 원내 진출에는 크게 도움이 되겠지만 민주당에게는 3-5퍼센트 정도의 득표율 상승에 그친다는 뜻이다.

 대선은?
 민주당은, 그리고 민주당 지지층은 최소한 민주당 성향이 아니면 대선후보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진보정당 등의 후보가 통합정당이든 야권연대든 민주당과의 연대에서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요컨대 민주당의 인물이거나, 민주당 외부에서는 그나마 이른바 친노계열의 인물 정도만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현재 민주당이 요구하는 '통합'은 유시민의 백의종군을 전제로 한다고 가정했을 때.. 역시 숨은 10퍼센트를 끌어내려면 뭔가 바람이 필요한데, 조기 통합은 이런 바람을 끌어낼 가능성이 극히 낮다.
 특히 '단순 통합'은 '연대'와 달리 이 숨은 10퍼센트를 아예 무시하는 전략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 점에 대해서는 이미 "노풍"과 "탄핵 태풍"에서 민주당 전략가들도 경험했을 것이기 때문에 굳이 설명할 필요 없을 것이다. 이 점에 대해 인지 못한다면 민주당은 수권 정당이라고 할 수도 없다.

 문제는 진보정당까지 통합해 야권단일정당이 되는 경우인데, 이 경우는 좀 문제가 다르므로 마지막에 다뤄보기로 하겠다.

 B. 민주당 지도부와 각 의원의 경우
 유리하다.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민주당의 당 차원에서는 30퍼센트 내외에서 40퍼센트 내외로 상승하는 데 그치지만(유리하나 과반 혹은 집권시는 불리) 이 경우 총선에서 증가하는 의석 수는 극적이다. 현재의 88석에서 최소 100석, 최대 120여석까지 급증가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게다가 진보정당과의 야권연대 거래가 잘 이뤄질 경우 그 이상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과반은 무리다. 제1당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나라당이 지극히 삽질을 해야 가능하다. 그러나, 야권 제1당과 12월에 벌어질 대선에서도 승리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지더라도 4년 동안 차기 한나라당 정권을 뒤흔들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손학규 대표의 경우,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사실상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 그리고 '숨은 10퍼센트'를 끌어내지 못하는 이상 대선 승리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다.

 따라서 숨은 '10퍼센트'를 끌어내기 위해 민주당은 오픈 프라이머리를 적극 활용하겠지만, 민주당만의 후보를 위한 오픈 프라이머리에서는 결코 '숨은 10퍼센트'가 끌려나오지 않는다. 
 특히 손학규 대표가 선출될 경우에는 그럴 가능성이 더욱 높다. 손학규 대표는 스스로 숨은 10퍼센트를 끌어내는 타입의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는 '야권연대'의 바람을 통해서 끌어낸 것이지, 민주당 단독이나 통합을 통해 끌어낸 것이 아니다. 
 물론 유시민 대표가 선출된다면 다를 가능성이 있지만, 역시 연대만큼의 폭발력을 가질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때 가봐야 안다.

 결국 대권에는 지극히 불리하고, 총선에서는 민주당 각 의원들에게 유리한 것이 바로 통합이라고 볼 수 있다.

 C. 당원과 지지자 차원
 당원과 지지자들은 총선에서는 상당히 도약하지만, 집권하기에는 부족한 민주당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과연 민주당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그 정도의 정당을 원할까?
 아니면 이전의 무기력한 민주당보다는 낫다고 생각할까.
 극락과 피안은 강 하나 차이니, 생각하기 나름일 것이다.
 
 II. 참여당의 경우
 I. 분석
 이미 위에서 보았듯이, 과거 민주당을 지지하거나 민주당에 투표한(혹은 열린우리당에 투표한 지지자) 계층 중에는 '숨은 10퍼센트'가 있다.
 그 중 절반 이하가 현재 참여당의 지지자다(리얼미터 5월 9일 기준, 4.5퍼센트).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6.6퍼센트의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숨은 10퍼센트 중 대략 '진보자유주의자'의 수치가 4.5퍼센트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끔 유시민의 지지율을 참여당이 못 따라가는 것에 대해 반성이 있는데, 사실 당연한 일이다. 유시민의 지지율은 '숨은 10퍼센트'의 상당수와 민주당 내 유시민을 선호하는(더 정확히는 지지후보가 사실상 없는 광주-전남의 호남개혁세력과 수도권 개혁세력 + 영남진보세력?)사람들의 합산을 통해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참여당의 지지율 확대는 '숨은 10퍼센트'로 외연 확대(유시민 이상으로 확대)와 유시민 선호세력으로의 확대(유시민 내로의 확대)로 나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글의 목적은 아니므로 생략한다.

 II. 적용
 이러한 유시민과 참여당의 선택지는 현재 3개가 주어져 있다.
 1. 민주당과의 민주대통합
 2.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그 외 연석회의 구성원들과의 진보대통합
(근데 별로 많아보이지도 않는데 왜 맨날 이쪽 보고 대통합이라고 하는지 궁금하다)
 3. 독자노선
 4. 기타 - 창조한국당과의 합당?

 4번은 창조한국당의 빚을 참여당의 재정상태로 버텨낼 수 있을 가능성이 현저하게 없으므로 생략한다. 창조한국당의 빚은 언론에 따르면, 지난 대선 때 문국현 후보가 쓴 비용 상당수가 당의 부채로 처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펀드 40억도 못 모으고 있는 참여당의 재정 상태로는 합당은 무리수다.

 1번의 문제는 앞에서 이미 보았다.
 일단 민주대통합을 한다고 한나라당을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그렇다면 총선에서 참여당 출신들이 공천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가?
 거의 없다. 
 참여당에 있는 유력자는 이재정 대표(전 통일부장관), 천호선 전 최고위원(전 청와대 대변인), 이백만 대변인(전 청와대 홍보수석), 이병완 광주서구의회 의원(전 청와대 비서실장) 정도다. 
 아, 물론 유시민 대표도 있다.
 과연 이들에게도 공천권이 보장될지 심히 의심스럽고, 유시민 대표의 경우에는 이번에도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라" 라는 식의 "노무현의 길을 따르라"요구가 빗발칠 것 같기는 하지만, 어쨌든 보장된다면 이들 선 정도다.
 
 "참여당에서 출마 준비하는 사람 많지 않나? 이종웅 후보를 비롯해서!"
 그거야 참여당 기준이고, 민주당 기준에서는 위에서 열거한 이들 중에서도 공천을 해줄까말까다. 당연한 얘기지만 참여당이 요구하게 될 공천 20석은 전혀 보장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유시민 대표가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이라도 있는가?
 이에 대해서는 별로 분석할 필요도 없어 보이지만, 없다. 현재 민주당을 굳이 러프하게 나눈다면, 손학규계의 신주류(수도권과 486, 친노 일부와 김근태계?), 정동영계의 구주류(구민주당계, 호남권 중 전북권, 청년위원회 등), 그리고 정세균 의원을 중심으로 느슨하게 결합된 이른바 친노세력(정세균, 안희정, 한명숙? 등등)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이 중에서 유시민이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틈은 굳이 분류하자면 민주당 내 친노세력이다. 이들이 유시민 대표를 지지할지도 의문이지만, 설사 지지한다 하더라도 오픈 프라이머리든 뭐든 민주당 내 경쟁에서 유시민이 이길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물론 통합파들은 또 다시 "노무현의 길" 운운하며 유시민을 몰아세우겠지만)

 요컨대 한나라당을 이길지도 불투명하고(혹시 이길 수도 있겠지만),
 참여당 각 지방자치단체 의원이나 대의원은커녕, 당지도부조차 총선 공천권을 받을지 의심스럽고,
 유시민이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은 이 모든 것보다 더 희박하다.

 그렇다면 당원-지지자 레벨에서는 어떨까?
 절대적 손해다!
 참여당의 당원들은 주권당원제(진성당원제)를 신봉하며 정치에 참여한 사람들이다. 길게는 개혁당 시절부터, 짧게는 촛불시위까지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을 꿈꾸며 정치에 뛰어들었다.
 물론 진성당원제가 과연 21세기에 적합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의문이 있지만(당원 중심의 유럽식 정당과 의원 중심이되 지역구 유권자가 의원을 통제하는 미국식 선거전문가 정당 중 어느 쪽이 더 확장성이 있을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어쨌든 참여당의 구성원 절대 다수는 주권당원제 신봉자들이다.
 
 그런데 민주당이 주권당원제를 도입할까?
 절대로 도입할 수 없다. 도입하지 않는다가 아니다. 도입할 수가 없다.
 주권당원제는 결국 결정권을 대의원이나 국회의원이 아니라 '당원'에게 부여하는 제도다. 그러자면 기존에 민주당의 누군가에게 있는 권력을 '당원'에게 부여해야 하는데, 민주당의 결정권은 대체 누구에게 있는가?
 당대표는 아니다. 의원들도 자기들에게는 없다고 한다. 대의원은 의원들이 뽑는 체제로 돌아갔다. 그런데 지난 당 대표 선거를 보니 또 대의원이 의원들만 따라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과연 민주당의 결정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아마 민주당의 누구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박지원 원내대표 혼자서 한 EU FTA를 합의한 후 손학규 대표가 이를 추인하는 식의  일처리가 흘러갈리가 없다. 
 결국 주인이 없으니 각기 분산된 권력끼리 합의를 하고 결정을 하는 식인데, 외형상 민주주의처럼 보이긴 하지만 결국 결정권자가 없다는 소리다.
 동시에 각각 분산된 기득권은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굳이 형식을 밟으면 주권당원제로 바꿀 수는 있겠지만, 결정권자가 없는 상태에서 각각 일정한 지분을 가진 이들은 있기 때문에, 주권당원제를 누군가 굳이 도입할 이유도 가망성도 없다. 
 결국 도입할 수가 없고, 당원 차원에서도 이익이 없는 셈이 된다. 
 지지자도 마찬가지라 하겠다.

 2번의 진보대통합을 보자.
 이 경우는 참여당의 공천권, 유시민 대표의 대선후보 선출 가능성, 주권당원제(진성당원제) 도입 등 민주당과의 통합에서 문제가 되는 사안은 모두 일단 해결될 것처럼 보인다. 공천권이 유일하게 약간 걸리지만, 이 문제에 대해 참여당 출신들을 원천 봉쇄할 정도로 민주노동당-진보신당-그외 연석회의 구성원들이 인재풀을 많이 가진 것도 아니다.

 하지만 진보대통합의 경우에도 문제는 발생할 수 있다.
 이념 문제? FTA? 그거야 대의명분과 정책의 문제다. 이 글에서 문제시하는 것은 '이익'의 문제다.
 진보대통합의 경우, 지금은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A. 과연 문제가 되는 '숨은 10퍼센트'가 따라올 것인가?
 B. 진보통합당에서 참여당이 소수파가 된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참여당의 현재 지지율 4.5퍼센트는 따라갈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현재 지지율 4-5퍼센트도 역시 민주노동당을 지지할 것이다. 선거 때 볼 수 있는 진보신당 3퍼센트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테제만 온전한 '진보대통합'이 이루어진다면 따라올 것이다.
 이 경우 단순합산 12.5퍼센트의 제3정당이 탄생한다. 흔히 말하는 시너지 효과가 부가된다면 13-15퍼센트도 가능하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까?
 
 민주노동당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13.1퍼센트의 정당지지율을 획득한 바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15 퍼센트 남짓을 차지한 적도 있다. 이는 기존 민주노동당 지지층에 일부 진보적 자유주의 세력이 지역구는 열린우리당, 당은 민주노동당을 선택함으로써 가능했던 현상이다. 반대로 이후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간 적대 국면 속에서는,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이 한번도 10퍼센트 이상을 넘어간 적이 없을 정도다.
 요컨대 이때 민주노동당이 획득했던 13.1퍼센트의 정당지지율은 진보자유주의 세력과 진보정당들이 통합할 경우 획득할 수 있는 지지율의 기준 선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마의 20퍼센트'다. 
 옛날 옛적, 호랑이가 동물원에서 풀뜯어 먹던 시절, 2000년.
 민주노동당이 바야흐로 창당하던 시절 그 지지율은 무려 20퍼센트에 육박했다. 그런데 노풍이 불자 순식간에 그 지지율은 폭락했다.
 이를 두고 민주노동당과 진보 세력에서는 
 "가짜 진보 노무현이 진보 세력들을 속여 지지율을 빼앗아간다!"
라는 바보 같은 소리를 했다.

 그렇지 않다. 
 그 20퍼센트에는 단순히 진보 지지층만이 아니라 이른바 '친노 지지세력', 곧 진보적 자유주의자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그들은 처음부터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이 표방하는 이념, 정책, 노선과는 전혀 코드가 안 맞던 사람들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등장과 함께 떨어져 나간 것도 당연하다.

 어쨌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그리고 범진보세력은 바로 이 '20퍼센트'를 자신들의 본래 몫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현재 자신들만으로는 이들, "우매한 민중"을 깨울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야 어쨌든 형식적으로나마 이념을 중시하고, 참여정부를 신자유주의 정권이라 생각하는 진보정당 세력들이 참여당을 굳이 포괄하려 한다면, 그 이유는 바로 문제의 '20퍼센트'로 '진보 세력'을 확장하는 데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 20퍼센트까지 '통합진보당'의 지지세력이 확장될까?
 
 나는 회의적이다. 
 2004년 총선에서 드러났듯이 진보자유주의(열린우리당 지지자 중 일부) + 민주노동당의 기준선은 13.1퍼센트였다. 한때 민주노동당에게 기대했던 나머지 7-9퍼센트 남짓의 유권자는 열린우리당에 기대하는 쪽을 택했다.
 당시는 탄핵 시기이므로 노무현 대통령을 지키는 쪽으로 선택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근본적으로 그 7-9퍼센트의 유권자가 보다 우측에 위치한 사람들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들이 과연 참여당이 참여했다는 이유로 '통합진보당'을 지지하게 될까?
 그들은 유시민이 참여당에 입당했어도 참여당으로 돌아서지 않는 이들이기도 하다. 그들은 여전히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며 무당파이거나 민주당을 지지한다.

 여기에 대해 여론조사가 이뤄진 것도 아니고, 심층 취재가 이뤄진 것도 아니니 객관적 데이터는 없다. 하지만 나는 위에서 열거한 이유로 인해,
 진보통합당에 '숨은 10퍼센트'가 합류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는 B번, "참여당이 통합진보당에서 다수파가 되지 못할 경우"에 더욱 크게 발생할 것이다. 
 참여당이 통합진보당에서 소수가 될 가능성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이미 민주노동당에서 벌어진 일이다. 
 민주노동당 창당 당시 노회찬, 심상정 등 이른바 PD가 주축이 되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외부인으로서는 어찌된 일인지 알 수가 없는데, 어느 날 소식을 들어보니 이른바 NL로 당 주류가 통째로 바뀌어 있다고 한다.
 여러 이야기가 있다. NL 조직원들이 지역위원회에 침투해 대의원 숫자를 바꿨다느니, 깽판을 치며 다른 사람들을 몰아냈다느니, 당 내부 정치투쟁에서 승리한 탓이라느니 등등. 외부인인 우리로서는 판단할수도 사실 알 바도 아닌 얘기들이다. 열린우리당 때 벌어진 깽판으로도 깽판은 충분히 많이 봤다.

 하지만 '통합진보당'이 된다면 그 깽판은 우리의 깽판이 된다.
 통합진보당이 되면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가? 
 참여당이 경험한 깽판이래봐야 개혁당 분당 당시 온라인과 법정 싸움 몇 개,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 '난닝구' 격투 조금, 기간당원제 폐지 당시 약간의 날치기, 그리고 무기력한 당 해산 정도다. 
 과연 그게 과거 민주노동당에서 벌어졌던 깽판에 비할 정도일까?

 어쨌든 여차저차해서 깽판없이 무사히 넘어갔다고 쳐보자. 그래도 참여당은 소수일 가능성이 더 높다.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진보신당은 상대적으로 소수지만 정치에 목숨 건 사람(주로 당원보다는 대의원)은 참여당보다 훨씬 많다. 

 참여당? 아니, 일단 생업부터 챙겨야지 누가 미쳤다고 정치에 목숨을 거나.
 그건 참여당의 모토도 아니고, 참여당 당원들의 기본 마인드도 아니다. 그리고 참여당 당원들이 정치에 목숨을 거는 순간, 참여당은 창당 이유도 원인도 모두 상실하게 된다. 이른바 '정치 자영업자'들이 싫어서 창당한 게 참여당 아닌가.

 하지만 그 이유로 인해, 참여당은 당연히 통합진보당에서 절대적 소수가 되거나, 아니면 활동자가 적은 '상대적 소수'가 될 가능성이 크고 높고 확실하다. 
 그 경우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지금껏 보여주었던데로, 종북주의 크리티컬 히트나 부유세 및 FTA 폐지 일격이 연타로 '통합진보당' 내에서 흘러나올 것이다. 
 난 이 글에서 이념은 문제삼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했다. 하지만 이런 일이 발생할 경우 '지지율'은 우수수, '득표율'은 훨씬 더 많이 떨어질거라고 장담할 수 있다. 여기는 대한민국이다. 유럽이 아니다.(물론 유럽에서는 요즘 극우가 인기라고 하긴 하더만)

 한 마디로 진보대통합도 참여당에는 결코 수지맞는 계산이 아니다.
 통합해봤자 손해날 게 너무 많다.

 그리고.. 부가 옵션으로 참여당에 참여했던 '생활정치인'들은 정치와 인생에 회의를 느끼고 집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더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럼 3번의 독자노선은 괜찮단 말인가?
 물론 애석하게도 그렇지는 않다. 독자노선을 할 만큼 참여당에 자금이 많은 것도, 인재가 많은 것도, 하다못해 유시민 대표의 지지율만큼의 지지율이라도 있는 것이 아니다. 사실 국회의원 한 명도 없는 정당에게 민주노동당만큼의 지지를 보내고 있는 지지자들에게 감사할 일이다.

 단지 진보대통합의 경우 참여당 당원들은 이익은 상당히 있지만, 그렇다고 반한나라당의 대의를 높일만큼 진보통합당의 지지율이 높이 올라갈 가능성도 별로 없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을 뿐이다.

 III. 진보 각 정당의 경우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그 외 연석회의에 참가하는 세력들(사회당, 빈민연합 등등등)의 경우 물론 이념을 이유로 통합하고자 하니 이익을 논하는 이 글에서는 맞지 않는 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지 이념 때문만이라면 굳이 분당했던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합당해야 할 이유는 어디 있을까?
 결국은 '이익'의 문제가 빠질 수는 없다.
 
 민주노동당의 경우는 간단하다. 앞에서도 보았듯이 '마의 20퍼센트'를 확보하고 그 이상으로 돌파하는 것이 민주노동당의 숙원이다. 그 외에, '박봉팔닷컴'에서 마케터 기자 등 몇몇 기자가 평론했듯이, 민주노동당의 주된 지지기반이었던 민주노총, 노동자 집단이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데 그들의 고민이 있을 것이다.
 한국 사회는 19세기-20세기 중반 영국과 달리 2차산업 노동자가 지배적인 사회가 아니다. 대표적인 중공업국가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의 구성원 대부분은 3차 서비스 산업에 종사한다. 한국 사회에서 노조 조직률이 구조적으로 낮은 이유 중 하나기도 하다.

 문제는 이른바 "화이트 칼라"로 불리는 전문직군과 그 외 서비스 산업 종사자들이 점차 새로운 시대, 21세기형 '노동자'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양극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들 스스로 자신들의 처지를 자각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현재의 민주노동당은 이러한 새로운 '균열'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 위기는 이미 일부 노조의 "세습 취직" 안건 등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단지 당 내부의 패권을 장악하고 그냥 그대로 살아가는 수준에서 머무를 수 없는 상황이 내외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또한 현재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이 대내외적인 위기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을 단순한 '약자의 정당'에서 대중진보정당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야심찬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1차적으로는 진보신당과의 합당, 그리고 여타 진보세력을 포괄하는 "진보통합당" 구성이 민주노동당의 복안인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민주노동당에는 통합이 이익이다.

 논의의 여지가 없다. 민주당과의 통합만 빼고.
 민주당과의 통합이 아닌 이상 민주노동당은 모든 통합 논의에서 갑이다. 민주노총을 끼고 있는 민주노동당보다 더 강력한 지반을 가진 '진보세력'은 한국 사회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완벽하게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설사 주도권을 쥐지 않고 통합하더라도 민주노동당 출신 세력이 주도권을 쥘 가능성은 아주 크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은 이익을 논하는 이 글에서 논할 필요가 없다.
 절대적으로 통합이 이익이므로.

 진보신당은?
 진보신당은 현재 반으로 갈라져 있다. 통합파와 독자파.
 당내 당원 여론은 최소한 민주노동당과 통합하자는 여론이 과반 이상이고, 참여당까지 포괄한 진보통합당도 4분의 1은 넘는다는 여론조사가 발표된 바 있다. 그러나 "대의원" 다수는 독자파인 것으로 지난 당 대의원 회의에서 드러났다.
 이러한 격차는 결국 촛불시위에서 비롯된다.

 촛불시위 이후 갑자기 각성해버린 시민 일부는 정치에 참여하기를 원했다.
 당시 이들에게 펼쳐진 정당들 중에서 당원이 주도할 수 있고 진보적이면서도 현대적으로 보였던 정당이 바로 진보신당이다. 명망가들도 많고 영화감독에 배우에 유명 평론가도 지지하는 정당이니 당연했다. 심지어 언제 입당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참여당의 유시민 대표 장녀도 진보신당 당원이다!!(지금도 활동하는지는 의문스럽지만)

 그러나 진보신당은 진보적일지는 몰라도, "촛불시민"들이 생각한 정당은 아니었다. 당연한 일이다. 진보신당 주류는 운동권 출신들이고, 그들이 생각하는 "진보"는 일반 시민들이 생각하는 "진보"와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 물론 그들은 일반 시민을 계도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게 옳은지 그른지는 이 글에서 판단하지 않겠다.

 어쨌든 그 결과 진보신당 내부의 "촛불시민" 출신들과 본래 민주노동당 분당 당시 "진정한 진보"를 강조했던 순수파 사이에 균열이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어디까지나 외부인이 보는 시선에서 하는 얘기다.

 따라서 현재 진보신당의 경우 통합에 대한 입장은 각각 다르다.
 당 지도부의 경우, 노회찬 전 대표와 심상정 전 대표는 각각 통합 찬성을 선언했다. 물론 단순 통합이 아니라 "진보대통합"이다.
 당 대표인 조승수 의원은 본래 독자파였지만 일단 "진보대통합"이라면 가능하다 수준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진보신당의 '빚'이 의심스럽다. 과연 얼마길래 독자파였던 조승수 의원이 돌아섰을까?

 그러나 대의원들은 반대가 다수다. 아마도 종북주의라는 이념문제보다 민주노동당의 주류를 신뢰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참여당은 이 점은 이해해줄 수 있다. 참여당도 민주당의 당내 운영방식을 신뢰하지 못해서(이 경우엔 신뢰 문제가 아니라 정확히는 민주당의 당내 운영방식이 안 바뀔 것이기 때문이지만) 통합하지 않는 이유도 있지 않은가.

 아마도 이들 선에서 "왜 참여당은 FTA를 반성하지 않느냐?"하는 이야기가 계속 흘러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지만 어디까지나 상상일 뿐이다.

 당원들과 지지자들은 "진보신당은 약자의 정당이어야 한다!"와 "진정한 대중진보정당을 건설해보자!"라는 쪽으로 반반씩 대립 중으로 보인다.

 이 경우에는 각각 이해관계가 다르니 이익을 논하기 어렵다.
 
 나머지 진보세력들은 일단 현재로서는 정치적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고 있지 않은 세력이다. 나름 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사회당부터 일반 대중에게는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진보대통합"은 유의미하다. 그러나 이들에게 참여당의 참여는 불리하다. 그렇잖아도 좁은 지분이 참여당 때문에 훨씬 더 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반대할 것이다.
 다만 시민단체 쪽에서 찬성하는 데는 참여당의 포스트가 FTA를 제외한다면 시민단체들과는 유사한 점이 있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IV. 나가며
길게 썼지만 결국 결론은 간단하다.
1. 민주당의 경우, 당 차원에서는 통합보다 연대가 좋다.
 연대시 '숨어 있는 10퍼센트'가 더 득표될 수 있다.
 의원 차원에서는 통합이 더 이득이다. 위에는 쓰지 않았지만 연대시 의원들은 자기 자신이나 자신이 추천할 후보자의 공천의석을 빼앗길 우려가 있다. 관악을과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 대표적이다.
 그러나 과연 호락호락 빼앗기고 싶을까?
 지지자 차원에서는 통합은 2퍼센트 부족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2. 참여당의 경우 통합은 모두 손해다.
민주대통합은 공천권, 대선후보, 당원-지지자의 참여 모두 손해다.
진보대통합은 보장은 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마의 20퍼센트"는 바라보기 힘들 것이고, 더 큰 문제는 내부 주도권 다툼에서 참여당 출신들이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나머지 진보정당들은 위에 써놓은 것으로 대체하기로 하겠다. 사실 우리 쪽 관심사도 아니다.

 3. 대안
결국 통합이 안 된다면 대안이 있어야 한다.
다만 독자노선은 분명히 위험하다. 참여당에는 독자 동력이 없다.
스스로 이슈를 만들어내고 의제를 설정할 힘이 참여당에는 없다. 국회의원이 없는 정당에 언론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참여당에 유시민 외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독자적으로 받을만한 인물이 있는 것도 아니다. 자금도,  세력도 부족하다.

따라서 "연대"를 추진하며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연대의 룰을 제안할 필요성이 있다. 지금까지 참여당이 제시했던 "여론조사 단일화"가 아닌 좀 더 참신한 틀이 필요하다. 모두가 일단 양보는 할 수 있는 룰이 세워진다면, 그 룰 안에서 참여당이 활동할 여지가 생긴다.

만약 연대가 추진 안 되면? 모두가 참여당에게 "통합, 통합, 통합!"을 외친다면?
그렇다면 납득할 수 있을만한, 그러나 아마도 민주당이나 진보정당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안을 제시하면 된다. 
민주당의 경우는 기간당원제를 포함한 "정당개혁".
진보정당들의 경우에는 "당내 패권 쟁탈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 보장"

사실 모두가 참여당에게 통합이라고 외치는 이유는 반대로 보면 참여당이 없으면 제대로 된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숨은 10퍼센트'가 투표장에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두가 안다는 뜻이다. 
<미디어 오늘> 같은 곳에서 유시민 대표에게 "당신의 지지자 10퍼센트를 설득해서 그들과 함께 백의종군하시오"라는 말도 안 되는 언설을 하는 이유다.

백의종군하다니 누가 무슨 정치꾼인줄 아나. 그럴 시간 있으면 집에가서 발 닦고 쉬겠다.
하여간, 참여당이 일단 "안"을 제시하고 독자적인 역량을 기르며 때를 기다리면,
상황은 압박이 아니라 묘하게 돌아갈 게 분명하다.
주트 기자를 비롯한 비관론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참여당 혼자 왕따가 될 때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최소한 민주당은 아니다. 민주당의 경우는 거의 확실히 스스로 문제를 일으킨다. 민주당의 문제점은 정치자영업자도 아니고 부패도 아니다. 진짜 문제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민주당에 "결정권자"가 없다는 데 있다.
통합, 통합하는데 통합을 위해서는 일단 협상이 필요하고 제안을 받아줄 상대가 필요하다. 하지만 민주당엔 그럴 수 있는 '상대'가 없다. 그러니 "조건 걸지 말고 입당하라", "스스로 통합을 결의하는 게 좋다", "백의종군의 자세로 임하라"라는 이상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스스로 결정할 수가 없는 상태에서 연말 당권 경쟁과 총선 체제 수립, 그리고 가장 중요한 "공천권 배분"이 시작되면 민주당은 스스로 통합을 추진할 가능성을 완전히 잃는다.

진보대통합의 경우는 진보신당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노동당은 통합 논의에서 갑이다. 다른 진보연석회의 구성원은 일단 정치적 발언권 자체를 얻을 무대를 얻을 테니 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다만 이들은 참여당 배제를 원할 것이다.
그런데 진보신당은 을이지만 민주노동당과 지분 경쟁을 벌일 가능성은 있는 세력이다.

진보신당의 경우 야권연대 없이 독자적으로 생존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게다가 민주노동당에 참여당까지 등장했으니 이른바 '진보 세력'의 투표가 갈려 정당지지율에서도 극히 떨어질 가능성마저 있다.
하지만 이대로 통합이 될 경우 진보신당의 주축세력은 민주노동당 주류 세력에게 완전히 짓눌릴 가능성이 크다. 이는 외부에서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을 정도다.

따라서 진보신당의 세력은 민주노동당을 견제한다는 차원에서 참여당의 개입을 은근히 바랄 가능성이 있다. 노회찬 전 대표가 "유시민에게 한 정치적 경호실장 발언을 취소한다"라는 호의적 제스쳐를 취한 일이나, 자주 진보신당 쪽에서 "참여당이 FTA를 반성하면 될 일인데 왜 안 하는지 모르겠다", "참여당이 좌클릭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다"라는 발언이 나오는 이유가 그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따라서 진보신당 때문에 진보대통합은 계속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참여당을 초청하지 않는 한. 겉으로 보기엔 진보신당이 참여당을 반대해서 참여당이 못 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다를 수 있다는 추측이다.
나는 앞에서 본 이유 때문에 진보대통합을 별로 찬성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굳이 하겠다면 세를 기다리며 "구애의사"를 던지는 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한다. 의석을 획득했다면 몰라도 의석이 없는 상황에서 주도적으로 나서는 것은 오히려 위험하다. 앞에서 본 "진보대통합의 불이익"을 두 배, 세 배로 뒤집어쓸 우려까지 있다.

문제는 야권통합운동, 그 중에서도 "백만민란"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다. 이 점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논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다만 "백만민란"의 경우도 결국 참여당을 바라볼 수 밖에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앞에서 보았듯이 민주당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체적 통합동력을 상실한다. 그리고 사실 지금도 누가 나설 수가 없다. 대표자는 있어도 결정권자가 없기 때문이다. 누가 결정하는가? 손학규 대표? 이인영 최고위원? 정동영 의원?
아무도 없다.
이것은 민주당에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단지 김대중 대통령 이후 오너가 사라지고 새로운 결정구조를 만드는 데 실패한 민주당의 현주소가 있을 뿐이다.

진보통합세력? 그 쪽에서 문성근 대표를 과연 믿을까?
문성근 대표는 '노빠'로 낙인찍힌 사람이고, 아무리 외연을 확대해도 민주당 이상을 벗어나기 힘들다.
결국 문성근 대표와 "백만민란"이 통합의 주동력으로 바라볼 수 있는 세력은 참여당 밖에 없다. 괜히 문성근 대표가 참여당에 통합하자고 계속 부추기는 게 아니다.

진보대통합으로 가든 야권단일정당으로 가든 민주대통합으로 가든 기다리면 키는 참여당에게 온다. 문제는 그때까지 참여당이 버티느냐인데,

생활정치인이 좋은 게 뭔가? 정치에 목숨걸지 않는다 아닌가?
생업에 집중하면서 그때까지 버티는 게 나는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스스로 항산이 있어야 항심이 생기는 법이다. 군자는 아무것도 없어도 항심이 있다고 맹자는 말했지만 여러분 중에 군자라고 자처할 만한 사람들이 있는가?
적어도 나는 아니다.

때는 분명히 온다. 올 수 밖에 없다.
다만 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도록 사전 계획과 동력은 갖춰놓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지난 재보선은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지나치게 의지만으로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것 뿐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Posted by 기신

 유시민이 참여신당에 대한 지지 선언을 했다.
 
 http://v.daum.net/link/4236279
<친노신당 발족, 유시민 "언젠간 함께 할 것"> -뷰스앤뉴스, 2009.09.20

 일단 이건 지지 선언이다. 참여 선언이 아니다.
 이 두 가지는 구분되어야 한다. 지지 선언은 과거 개혁당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한 것과 유사하다. 참여 선언은 참여신당의 후보가 되어 앞으로 대선으로 나아가겠다는 분명한 선언이다. 유시민은 '함께 하겠다고' 했지만 '입당하겠다고' 확언하지 않았다. 
 따라서 확대 해석은 금물이다.

 하지만 유시민 전 장관도 확실히 달라지긴 달라졌다.
 예전 같으면 개혁당을 창당할 때처럼 확실히 행보를 정하고 저돌적으로 치밀하게 밀어붙였을 것이다. 지금의 유시민은 다르다. 마음은 예전과 다르지 않겠지만 입장이 완전히 달라졌다. 함부로 움직일 수 없는 위치가 된 것이다. 
 그는 이제 소위 친노, 정확히는 '참여정부 지지세력'의 대표주자다. 

 호오와 지지여부를 떠나서 유시민은 이제 일종의 거목이 되어 가고 있다.
 물론 가만히 있기만 한다고 거목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인품만으로 따진다면 대한민국 정치인 중 수위에 꼽힐 김근태 전 장관은 현재 존재감 자체를 잃고 있다. 손학규 전 지사도 별 다를 바 없는 처지다.(물론 이번에 수원 장안에 나오지 않은 것은 효과적인 정치적 선택이지만)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보여주는 자가 진정한 거목이다.
 적어도 유시민은 유시민의 열혈 지지층에게는 희망과 비전을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 그게 옳든 그르든 희망과 비전을 보여주는 자가 이긴다는 것은 일단 MB만 봐도 알 수 있다. 지지와 호오를 떠나서 MB가 보여준 "저돌적인 지도자"는 한국인에게 먹히는 비전이었다. 

 유시민이 보여주고 있는 희망과 비전은 "민주적인 능력자"다. 
 민주주의적 절차를 따르면서도 '능력'이 있는, 문제 해결력이 있는 리더상이 바로 유시민이 그의 열혈 지지층에게 보여주는 희망과 비전이다. 
 문제는 그게 진짜인지, 그리고 그 리더상이 최소한 국민 절반 이상에게 퍼져나갈 것인지다.

 일단 과거 유시민이 민주주의적이지 않았다는 민주당 쪽 안티들의 공격과(영남패권주의자 등의 주장), 유시민이 능력이 없다고 보는 한나라당 쪽 안티(여기야 언제나 좌빨 등의 주장), 합해 한 5백만은 넘을 듯한 비호감층의 공격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이겨내는지에 달려 있을 것이다.

 이번 참여신당 지지 선언은 그 공격을 점화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귀추가 주목된다.

Posted by 기신